해외여행/멕시코(2022) - 완결

[멕시코 여행] Chapter 6-3 : 산티아고 아포스톨의 옛 수도원

超지구여행자 2023. 1. 20. 23:21

◆ 몬테 알반의 남쪽의 작은 마을에서, 옛 수도원을 만났다.

식당에서 다시 차를 타고 20분 정도를 달렸을까, 우리는 다음 목적지에 도착했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몬테알반으로 남쪽, 동쪽으로는 와하까 공항과 가까운 곳이었다.

꾸일라빤 데 게레로 (Cuilapan de Guerrero) 라는 와하까의 지역이다.

 

스페인의 식민지배를 받았을 때, 큰 수도원이 지어지고 있었고 부흥했던 때가 있었다.

찬란한 순간은 저물고, 지금은 만명 정도의 사람이 거주하는 쇠락한 곳이 되었다.



이 지역이 한때 번영했던 순간을 보여주는 옛 수도원이 있다.

산티아고 아포스톨의 옛 수도원이다 (Exconvento de Santiago Apostol)

꽤 넓고 규모가 웅장하여 멀리서도 시선을 사로잡는 큰 건물이다.

 

당황스럽게도 입구는 닫혀 있었는데, 기다리고 있으니 관리인분이 문을 열어 주었다.

꽤 운영이 자율스러운(...) 듯 했다.

입장료는 65페소.

일단 관리인의 가이드 투어를 먼저 하고, 결제는 내부 박물관 및 예배당에서 하기로 했다.

쏟아지는 햇빛에 피부가 따가웠다. 그늘이 거의 없어 나는 우산을 펼쳐들었다.

 

이 거대한 수도원의 건설은 도미니코 수도회가 시작하였다.

도미니코 수도회는 1216년에 탄생한 수도회로, 복음과 교리의 전파를 중요시한다.

그들의 눈에 멕시코 원주민들은 개종시켜야 할 대상으로 보였을 것이다.

 

와하까에 파견된 수도사들은 총독의 허가를 받아 1550년, 수도원의 건설에 착수했다.

다만, 예산의 문제였는지, 인력의 부족이 문제였는지, 수도원은 미완성 상태로 남았다.

예배당으로 들어가 본다. 지붕만 없다 뿐이지 기본적인 터와 기둥까지는 완성되어 있다.

예전에는 여기서 대규모 예배를 진행했다고 한다.

탁 트여 있는 양 옆의 아치형 구조가 인상적이다. 의도적인 설계일까? 

미완성이라고는 하나,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구조물의 아름다움을 눈에 새겼다.

예배당을 빠져나와 옆의 입구로 들어가서 티켓팅을 하였다. 

수도원의 회랑과 중정이 보인다.

여기 회랑의 2층은 유물의 복원작업을 하는 작업자들의 작업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지나가면서 작업자들이 복원작업을 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작은 예배당이다. 희미하지만 벽 전체에 그려진 벽화들이 보인다.

세월의 흐름 때문에 많이 훼손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이 수도원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족적을 남긴 공간이기도 하다.

멕시코 제 2대 대통령 비센떼 게레로(Vicente Guerrero)가 여기서 감금, 총살당했다.

사진에 보이는 비좁은 공간이 그가 감금되었던 곳이다.

최초로 독립운동에 불을 지폈던 미겔 이달고 신부는 실패하고 처형당했으나,

그의 의지를 이어받은 사람들 중 하나가 비센떼 게레로였다.

비센떼 게레로는 스페인과의 전쟁에서 승리했고, 대통령이 되었다.

 

이전에 멕시코시티의 국립역사박물관을 포스팅하면서

멕시코의 역사가 꽤 격동적이였다고 이야기했었다. 그도 그 격동의 역사를 피해갈 수 없었다.

 

그는 부통령이었던 아나스타시오 부스따만떼 (Anastasio Bustamante) 가 일으킨 쿠데타로

권력을 잃고, 이 수도원에 감금되어 있다가 처형당하여 삶을 마감하였다.

2층 회랑의 끝으로 나가면 탁 트인 옥상으로 나갈 수 있다.

옥상에서 내려다보는 시내의 풍경이 나름 운치 있다. 

 

세월이 흘렀으나 여전히 그 존재감을 나타내는 오래된 옛 수도원.

내 블로그도 세월이 흘러도 존재감을 나타내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이 노력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