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계획을 짜면서 하루를 숙박하게 된다면 기억에 남을 만한 곳에서 잠을 자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했다. (물론 예산이 허락해 주는 한에서 말이다) 나는 한자도시에서 보이는 각진 고딕 모양의 건물에서 하루를 보내고 싶었다. 내가 숙박한 곳은 Hotel Anno 1216이라는 오래된 건물이다. 1159년에 지어졌다고 하며, 여러번의 개보수를 거쳐 지금은 호텔로 사용되고 있다. 나는 체크인 시간보다 약 15분 정도 일찍 도착하였는데 (오후 3시부터 체크인이다) 문이 잠겨 있어 호출벨을 누르니 3시에 다시 오라고 해서 다른 곳에서 시간을 보냈다. 3시에 다시 벨을 누르니 말끔하게 격식을 갖춘 옷을 입은 직원이 문을 열어 주었다. 로비에는 나와 직원을 빼면 아무도 없어 큰 공간에 비해 적막할 정도로 조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