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멕시코(2022) - 완결

[멕시코 여행] Chapter 6-1 : 와하까의 옛 도시, 몬떼 알반

超지구여행자 2023. 1. 8. 18:58

세월의 흐름이 쓸쓸함과 안타까움이 아닌

더 큰 경이로움과 감동으로 다가온다.

옛도시는 와하까의 산기슭에 남아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다. 

 

◆ 2022년 9월 13일 (화)

와하까에서의 두번째 날이 밝았다.

 

호텔에서 가볍게 조식을 먹었다.

체크인 시 아침식사로 뭘 먹을지 고르라고 미리 용지를 나눠줬었다.

멕시코 전통식사, 오믈렛 같은 서양식 식사 등 3가지의 선택지가 있었다. 

간단한 빵, 그리고 과일, 주스와 우유들이 있다.

적당히 골라서 자리에 않으면 아침식사를 제공해 준다.

중정에 앉아 식사를 하니 꽤나 분위기가 있다.

나는 간단하게 스크램블 에그에 하몽을 섞은 걸로 식사를 선택했다.

 

문득 중정이 뻥 뚫려 있으면 비가 많이 오면 건물이 잠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와하까강수량이 적은 편이라 물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한다.

실제로 급수차가 물을 공급하러 여기저기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여행사와 이야기했던 미팅 포인트 (호텔 앞이지만... ㅋㅋ)에서 차량을 기다린다.

보통 이런 투어는 같이 가는 일행이 있어야 진행이 된다. 수요가 있어야 움직이니까.

 

오전 9시 10분 즈음 되었을까, 멀리서 승합차 한대가 와서 우리를 불렀다.

승합차에는 가이드 2명, 이스라엘에서 온 커플, 아르헨티나에서 왔다는 여성 2명이었다.

각자 이동하는 와중에 자기소개를 하고 이날이 첫번째 목적지인 몬떼 알반으로 향했다.

이스라엘에서 온 커플의 스페인어 실력이 좋아서 꽤 놀랐던 기억이 난다.

약 20분의 시간을 거쳐 주차장에 도착했다. 

길은 완만한 높이였다. 부산의 산길에 적응된(?) 토박이인 나에게는 무난한 수준이다.

입장료는 1인당 85페소.

몬떼 알반 고고학 유적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우리 말고도 다른 여행 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방문한 많은 관광객들이 보인다.

가이드를 따라 와하까 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자리를 잡고 설명을 들어본다. 

와하까 지역에 살며 번성했던 메소아메리카 문명이 있었다. 싸뽀떽(Zapotec) 문명이었다.

싸뽀떽 문명와하까의 고원지대에 커다란 도시를 건설했고 이것이 바로 몬떼 알반이다.

몬떼 알반은 정치 / 경제 / 사회의 중심지 역할을 천년 동안 해 오다 쇠퇴되었고 버려졌다.

 

그리고 이후 알폰소 까소(Alfonso Caso)라는 고고학자에 의해 몬떼 알반이 발견되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지가 되었다. 

 

위 사진에 선글라스를 착용한 사람이 이날 가이드를 해준 세논 씨이다.

공교롭게도 세논씨는 멕시코 원주민 혈통으로 싸뽀떽 사람이라고 한다.

사진의 옛 터는 예전에 주택으로 사용되었던 곳이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주택에 무덤용 지하실이 함께 지어져 있다.

아마 당시에는 가족의 무덤을 근처에 두고 함께하는 문화가 있었을 거라 추측된다.

개방되어 있는 지하실 무덤의 터로 들어가 보았다.

생각보다 아늑한(?) 느낌이다. 무덤에 각종 부장품들을 함께 매장했을 것이다.

교회의 지하무덤처럼 자주 방문하면서 고인을 추억하는 시간을 가지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몬떼 알반의 하이라이트인 중앙 광장으로 이동한다.

많은 인파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계단을 오르고 몬떼 알반의 중앙 광장을 내려다보는 순간,

엄청난 경이로움이 느껴졌다. 말없이 몬떼 알반의 풍경을 눈에 담으려고 노력했다.

 

"이 것을 보기 위해 나는 와하까에 온 거구나...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

 

고지대는 평탄화가 되어 있었고, 신전, 궁전, 거주지, 경기장등 건물들이 뚜렷하게 구분되어

질서 정연하게 건설되어 있었다. 처음이라서 그런지 모르나 나에게는 놀라운 경험이었다.

공놀이 경기장이다.

당시 메소아메리카 문명에서는 공놀이가 그들의 일상적인 삶에 큰 영향을 줬던 모양이다.

공놀이를 종교적 행사이자,  분쟁시 갈등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다양하게 사용되었다.

 

선수들은  3명씩 1팀으로 편성되어 팔꿈치, 무릎, 엉덩이를 사용했다고 한다.

경기장은 중앙 부분이 좁아서 다소 특이한 느낌을 주는데, 어떤식으로 경기를 했을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축구도 격렬한 경기인 만큼, 이 공놀이도 꽤 격렬한 경기가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양옆의 넓은 관중석은 공놀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열정을 보여 준다.

아직도 몬떼 알반의 일부는 복원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전에 여기서 살았던 사람들은 생업에 종사하고, 종교행사에 참가하는 등

도시인으로서의 전형적인 삶을 살았을 것이고, 북적거리고 활기가 넘치는 곳이었을 것이다.  

몬떼 알반에서는 돌로 된 장식품들이 매우 많다.

돌에는 신적인 존재들을 모방해서 만든 장식품이나, 위의 사진처럼 돌에다 그림을 새겼다.

춤을 추는 사람이나 수영을 하는 모습 등, 묘사가 매우 다양한 편이다.

 

여기서는 수시로 주변을 돌아다니며 돌 공예품들을 팔고 있는 상인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남쪽 피라미드에 올라가보고 싶었는데, 시간 관계상 다른 장소로 이동을 해야 했다.

이것이 여행 가이드 투어의 단점이기도 하다. 아쉬움과 함께 몬떼 알반을 뒤로 했다. 

만약 시간 여유가 충분하다면 차를 렌트해서 여유있게 둘러보는 걸 추천하고 싶다.

 

경이로운 감동을 주었던 몬떼 알반이여,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