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독일(2023) - 완결

[독일 여행 2탄] Chapter 6-2 : 돼지고기 어깨살 요리, 쇼이펠레(Schäufele) - 짧은 글

超지구여행자 2024. 3. 12. 23:12

◆ 치유의 맛을 찾아서

뮌헨에서 먹은 슈바인스학세에 대한 아픈 기억이 여기 뉘른베르크에서 치유되었다.

내가 먹었던 치유의 맛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분들과 함께 짧게 공유하고자 한다.

 

강변 다리 근처에 주황색으로 눈에 확 띄는 건물이 보인다.

트뢰들슈투벤(Trödelstuben)이라는 곳으로 이름이 재미있게도 고물상이라는 뜻이다.

뉘른베르크에 오면 방문할 식당들 중 하나로 정해 놓은 곳이다.

 

입구로 들어가 문 앞의 밸을 누르니 나이가 지긋하신 주인 분이 문을 열어주신다. 

1890년부터 영업을 해 온 여관이라고 하는데, 걸맞게(?) 내부가 꽤 고풍스럽다.

내부 장식이 오래되었다는 느낌이 들며, 공간 또한 비좁아서 많은 인원이 들어올 수가 없다.

2층에는 좌석이 60석 정도 있는것 같은데, 주로 행사등 대규모 식사에 사용되는 것 같다.

 

1인 여행객인 나는 1인석으로 된 2개의 자리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는데

한곳은 현관문 근처(...)에 모두의 시선을 받을 수 있는 자리  

다른 한 곳은 구석 모서리에 있는 자리였고, 편안함(?)이 느껴지는 구석 자리로 앉았다. 

 

자리로 이동하며 식사를 기다리는 노부부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뉘른베르크에는 소세지가 특산품으로 독일 내에서도 특히 유명하다.

하지만 나는 소세지보다는 프랑크 지역의 전통 요리인 쇼이펠레(Schäufele)를 먹고 싶었다.

식사 전 슐렌케얼라(Schlenkerla) 라는 훈제 흑맥주를 주문했다. (4.20 유로)

훈제맥주는 뉘른베르크에서 더 위쪽에 있는 밤베르크라는 도시의 특산품 중 하나이다.

 

밤베르크도 여행지에 포함되어 있었으나, 뮌헨에서 당일치기로는 이동시간이 길어

아쉽지만 훈제맥주를 마시는 것으로 그 아쉬움을 달래기로 했다.

재미있게도 한 모금을 마시니 그 뒷맛에서 훈제향이 올라온다. 존재감이 강렬하다.

자우어크라우트가 먼저 나오고...

드디어 주인공, 쇼이펠레가 모습을 나타내었다. (18.40 유로)

쇼이펠레는 돼지고기 어깨살(뼈를 포함한)을 오븐에 구운 요리이다.

오븐에 오랫동안 구우면 살이 매우 부드러워진다고 한다.

 

쇼이펠레 옆에 보이는건 카토플클뢰세(Kartoffelklöße)라는 감자로 된 경단이다.

쫄깃 쫄깃한 식감을 가지고 있고, 주로 사이드 메뉴로 곁들여져 나온다.

어깨살 위에는 껍질이 바삭하게 조리되어 더욱 먹음직스럽게 보였다. 

나는 조용히 포크와 칼을 들어 뼈와 살을 건드려 보았다.

정말 부드럽게 뼈와 살이 분리된다...

껍질 부분은 너무나도 바삭하고 고소한 맛이 매우 훌륭했다.

껍질을 베어 물며 입안에 퍼져나오는 뜨거운 기름조차 맛있었다.

 

어깨살 또한 마치 버터처럼 부드러워 "이건 무조건 맛있다" 라는 생각만이 들었다.

부드러운 식감과 감칠맛. 정신없이 무아지경으로 깔끔하게 접시를 다 비웠다.

정말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뮌헨에서 실패한 슈바인스학세의 아픈 기억은 이렇게 뉘른베르크에서 치유되었다.

쇼이펠레는 꼭 다시 한번 먹어보고 싶은 요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