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의 대표 디저트 - 에그타르트.
제로니무스 수도원 옆에는
에그타르트 원조 가게가 있다.
파스테이스 드 벨렝에서 시간의 맛을 느껴보자.
먼저 이 부분을 다루고 넘어가도록 하자.
에그타르트는 넓은 의미의 디저트로 겉은 바삭한 페이스트리 필링.
속은 계란, 설탕, 우유를 섞어 만든 커스터드 필링이 안에 들어간 디저트이다.
포르투갈에서는 이걸 나타(Pastel de Nata)라고 부른다.
빠스뗄 드 나타. 직역하면 크림파이라는 의미가 된다.
일설에는 나타가 무역과 식민지를 통해 홍콩, 마카오로 퍼져
현지화되며 세계적으로 퍼지게 된 일종의 조상격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마카오의 경우는 포르투갈의 식민지였으므로 확실히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포르투갈 기준이라면 나타를 쓰는게 맞겠지만, 대부분 에그타르트가 친숙하실 테니
편의상 에그타르트로 기술하도록 하겠다.
◆ 파스테이스 드 벨렝 (Pastéis de Belém)
제로니무스 수도원 옆에서 위치한 에그타르트 가게. 파스테이스 드 벨렝.
(포르투갈어 발음으로는 파스테이즈 드 벨렝에 가깝다)
가게에 도착했을 때 사람들로 가득한 분주한 모습이 펼쳐졌다.
너무나도 유명한 곳이라 리스본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의 필수 코스화 된것 같다.
1820년, 포르투갈에서는 자유혁명이 일어나 최초의 자유주의 헌법이 공포되었고
입헌 군주제가 도입되었다. 절대 왕정의 시대는 떠났고, 더불어 교회의 영향력도 약화되었다.
이로 인해 제로니무스 수도원 또한 폐쇄되고 수도사들도 쫓겨나게 되었다.
수도사 중 누군가가 수도원에서 만들던 에그타르트 레시피를 판매(혹은 전수) 했고
수도원 근처의 설탕 공장 주인이 이를 이용하여 1837년 이 가게를 열었다.
매장 내에서 먹을 수 있는 공간과 포장 구매 공간으로 나눠져 있다.
위 사진은 포장 주문하는 곳으로, 시간이 없다면 포장구매로 비교적 빨리 구매할 수 있다.
매장에서 먹기 위해서 조금 기다려야 했는데, 줄은 금방 빠져 오래 기다리진 않았다.
안내를 받아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생각보다 내부 공간이 엄청 넓었으며, 박물관처럼 클래식하고 고풍스러웠다.
사람들도 많고 분주했지만, 서버들이 수시로 대기를 하고 있어 어려움은 없었다.
곧 이어 설레는 마음으로 따뜻한 에그타르트를 받아 들었다.
에그타르트 3개를 주문했다. 개당 1.4유로.
참고로 사진에 보이는 초코우유는 우깔(UCAL)이라는 브랜드로
슈퍼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제품이다. 12년전 기억이 떠올라 함께 주문해 보았다.
바삭함 그리고 은은한 달콤함.
이곳의 에그타르트의 특징은 극도의 바삭함이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입천장이 까질 정도의 바삭함과 약간의 딱딱함의 경계에 있다.
이 부분이 다른 에그타르트 가게와는 확실히 다른 차별점을 가진다.
페이스트리 부분을 한번 살펴보자.
여러 겹으로 마치 접시처럼 받쳐주고 있어 시간이 지나도 덜 흐물거린다.
다른 가게의 에그타르트는 시간이 지나면 흐물거려져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크림의 필링이 혀끝에서 녹아내린다.
크림은 덜 달고 담백한 편이다. 크림의 단맛을 기대한다면 조금 거리가 있을 것이다.
오히려 이 부분이 다른 가게와 차별점을 만들어내는 부분일 것이다.
파스테이스 드 벨렝에서의 에그타르트는 단순히 맛있는 디저트를 먹는 경험 그 이상이다.
맛을 넘어 오랜 시간과 이야기를 느끼게 해 주는 장소가 되었다.
벨렝 지구, 특히 제로니무스 수도원을 방문한다면 여기를 꼭 방문해 보길 권한다.
수도원의 비밀 레시피가 이 가게의 시작점이 되었고, 정체성이 이어지는 곳이므로.
포르투갈 여행의 다음 이야기
2024.12.03 - [해외여행/포르투갈(2024)] - [포르투갈 여행] Chapter 6-5 : 리스본 - 벨렝 지구 (3) - 발견기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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