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타 마리아 저택을 바라보며...
기분좋게 식사를 마쳤으니, 다시 발걸음을 옮겨 본다.
마리나를 빠져나와 서쪽으로 향해 가다 보면 작은 다리 위에서 환상적인 뷰가 보인다.
해변 근처에 위치한 저택과 등대가 자연스럽게 어울려 자꾸만 사진을 찍게 된다.
카스카이스를 웹이나 SNS에서 검색하면 이 풍경을 가장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 산타 마르타 등대 박물관 (Farol Museu de Santa Marta)
산타 마리아 저택을 지나면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흰색과 파랑 타일로 장식된 등대가 있다.
등대의 이름은 산타 마르타. 1868년에 세워져 바다의 길잡이 역할을 해 왔다.
아쉽게도 등대 내부는 유지보수로 인해 출입이 금지되어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
등대 위로 올라갔다면 탁 트인 대서양의 풍경이 압권이었을 것이다.
등대 주변에는 등대에 대한 역사에 대한 자료가 전시되어 있어 천천히 둘러보기 좋다.
날씨가 선선하기 때문에 서쪽으로 계속 해안도로를 따라 걸어 본다.
자전거 도로도 잘 되어 있어 자전거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흔하게 볼 수 있었다.
해안가에는 파도로 인해 형성된 암석들로 만들어진 멋진 자연 경관을 즐길 수 있다.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 푸른 하늘과 고요함이 마음을 여유롭게 만든다.
◆ 지옥의 입 (Boca do Inferno)
보카 두 인페르노, 포르투갈어로 지옥의 입이라는 이곳은 또 하나의 인기 스팟이다.
대서양의 파도가 몰아쳐 암석과 부딪히며 만들어진 개방형 동굴이다.
계단을 타고 내려가면 동굴을 더 가까이 볼 수 있다.
절벽 아래로 파도가 휘몰아치며 암석에 부딪힐 때마다 우렁찬 소리 울러퍼진다.
협곡 사이로 밀려들어오는 바닷물이 거품을 일으키며 튀어 오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지옥의 입구가 열리는 듯한 느낌. 그래서 지옥의 입이라는 이름이 붙었나 보다.
더 이상 도보로 이동하는 건 거리상 무리여서 다시 시내로 되돌아갔다.
◆ 산타 마리아 저택 박물관 (Casa Museu de Santa Maria)
카스카이스 해변의 인상적인 풍경을 장식하는 멋진 저택.
이곳은 꼭 들어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입장료는 3유로.
건물에 들어가니 매표소의 여성 관리인 분이 살갑게 말을 건넨다.
방문객이 적어서 많이 지루하셨는지(?) 모르겠으나 이 저택에 대한 소개.
친절하게 카스카이스에 갈만한 곳을 지도 리플릿을 꺼내서 쭉 설명을 해 주셨다.
본인 스스로도 말이 좀 많다고 이야기하시는데 나에게 있어선 즐거운 경험이었다.
산타 마르타 등대도 추천하시기에 다녀 왔는데 유지보수 중이라 가지를 못했다고 하니
본인도 여기서 5년을 살았는데 아직 등대에 올라 가보지를 못했다고(...) 하시며
유지보수가 빈번하다고 한다.
유지보수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 저택도 유지보수로 한동안 문을 닫을 계획이라고 한다.
오래된 건물의 경우 계단을 올라가거나 내려가거나 할때 연세가 있으신 분들의 낙상사고가
꽤 빈번하여 이런 부분의 보완 조치도 필요하며 생각보다 시설 고장이 잦다고 한다.
저택의 발코니로 나와 바라보는 뷰는 실로 아름다웠다.
의자에 앉아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는 모습을 잠시나마 상상했다.
이 저택은 아일랜드 출신의 귀족, 금융가인 호르헤 오닐 (Jorge O'Neill)의 의뢰를 받아
건축가인 라울 리노(Raul Lino)가 설계한 저택이다.
역시 귀족 즈음 되야 이런 저택을 가질 수 있구나
참고로 오닐 (O'Neill)은 아일랜드계 성씨로, 이 이름을 쓰는 사람이 있다면 아일랜드계 혈통일 것이다.
이후 주인이 바뀌면서 저택은 두 번의 증축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가지게 되었다.
이 저택 또한 포르투갈의 전통 타일 공예인 아줄레주가 녹아들어가 있다.
이 저택이 평범한 저택이 아니라는 걸 짐작할 수 있는 부분으로, 예배당이 있다.
관리인 분에게 저택에 예배당이 있는게 흔하냐고 물어 보니, 그런 경우는 드물며,
소유주가 재력가였기 때문에 이러한 타일 공예와 더불어 예배당을 만들었을 거라고 한다.
예배당을 나오면 비교적 큰 홀이 나오는데, 여기는 세미나나 행사 공간으로도 쓰이는 곳이다.
저택의 지하에는 부엌과 저장고들이 보이는데, 지하 공간도 생각보다 규모가 넓은 편이다.
이 저택은 지금은 카스카이스 시 의회에 의해 인수되어 옛 흔적을 보여주는 박물관이 되었다.
'해외여행 > 포르투갈(2024)'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르투갈 여행] Chapter 7-1 : 해안 도시의 낭만, 카스카이스 1부 (2) | 2024.12.16 |
---|---|
[포르투갈 여행] Chapter 6-6 : 리스본 숙소, 호텔 루에나 후기 (0) | 2024.12.07 |
[포르투갈 여행] Chapter 6-5 : 리스본 - 벨렝 지구 (3) - 발견기념비 (2) | 2024.12.03 |
[포르투갈 여행] Chapter 6-4 : 시간의 에그타르트를 맛보다. 파스테이스 드 벨렝 (2) | 2024.11.30 |
[포르투갈 여행] Chapter 6-3 : 리스본 - 벨렝 지구 (2) - 제로니무스 수도원 (0) | 2024.1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