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멕시코(2022) - 완결

[멕시코 여행] Chapter 6-4 : 감칠맛이 나는 맛있는 술. 뿔께(Pulque)

超지구여행자 2023. 1. 21. 12:08

긴 하루의 여행 끝의 마무리는, 달콤한 술로...

가이드 투어의 마지막 목적지에 도착했다.

바로 네그로 (Barro negro) 라는 전통 도자기를 만드는 공방에 들렀다.

눈 앞에서 직접 모양을 만들고, 눈으로 보여주며 설명을 해 준다. 구매해주시면 감사합니다

이미 다른 여행사를 통해 도착해 있는 관광객들이 많았다. 마치 만남의 광장 같다.

여행사로 와하까 투어를 하셨거나 할 분들은 코스가 대부분 비슷할 거라 본다.

 

바로 네그로와하까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도자기로, 네그로 (검정색)이라는 말 처럼

검정색을 띄는 도자기이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은은한 광택을 띈다는 것인데,

도자기를 완전히 굽기 전에 표면에 물을 뭍히고 연마 작업을 통해 만들어진다.

 

나름 알차게 하루를 보내고 숙소로 복귀했다. 

이날 가이드를 해준 세논씨, 다른 일행들과 작별인사를 나누었다.

 

나는 꽤 피곤했기 때문에, 빨리 숙소에 가서 쉬고 싶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아마 숙소에서 2시간을 잤을 것이다.


눈을 떴을때는, 저녁 7시가 조금 지난 시점이었다.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지도를 검색해 보니 어디를 갈지 내적 갈등이 밀려왔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었다. 그냥 더 누워 쉬고 싶다는 귀찮음이 밀려왔다.

 

"아니야 아니야...이렇게 가만히 소중한 시간을 흘려보낼 수는 없어.."

"함께 고생한 친구와 맛있는 음식이라도 먹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

 

이런 적이 몇번 있었다. 사소한 것부터 큰 일까지...

뭔가 행동을 하거나 말을 했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아서 후회한 적이 있었다.

 

사소하고 흘려 지나갈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대로 있으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았다.

그렇게 이 상황을 두고 싶지 않았다.

 

나는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미친 사람처럼 친구와 함께 맛있는 저녁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축 쳐져 있던 사람이 벌떡 일어나니 친구는 놀란듯 했으나 놀랐었다 함께 밖으로 나갔다.

이날 간 곳은 구스만의 산토도밍고 성당 근처에 있는 작은 술집이었다.

라 뿔뀌시마 코밀로나 메쓰칼레리아 (La Pulquisima Comilona Mezcaleria) 라는 곳이다.

당시에는 단체손님들이 통으로 와서 자리를 거의 다 차지하고 있었는데

운 좋게 딱 한자리가 비어 있었다.

여사장님이 기억에 남는데, 친절하고 약간 과장된 하트 몸짓과 인사가 매력적이라고 느꼈다.

뭘 먹고 마실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일단 뿔께(Pulque) 부터 마셔보라는 친구의 추천으로 먼저 뿔께를 마셨다. 

뿔께는 멕시코 전통주인데, 다육식물인 아가베에 수액을 뽑아 발효시킨 술이다.

뿔께가 나왔다. 투명하면서 약간의 걸쭉함이 있는 술이었다. 

제일 기본베이스인 아구아미엘 (Aguamiel)이었는데 반신반의하며 마셔보았다.

 

오...술에서 감칠맛이 느껴진다....

새콤달콤하면서 끝에는 감칠맛이 느껴져서 더 마시고 싶어진다.

 

술을 잘 즐기는 편은 아닌데, 맛있다고 느끼고 더 마시고 싶어지는 술은 이게 처음이었다.

기본 안주이다. 해바라기씨와 매콤한 땅콩. 

아주 맵지도 않으면서 입에 착착 감겼다. 

주문한 메멜리따(Memelita)가 나왔다. 와하까의 토속 음식중 하나라고 한다.

따꼬와 유사하지만 또르띠야가 더 두껍고, 치즈가 많이 들어가 있다. 식감이 확연히 다르다.

맛있게 먹었다. 추가로 또 주문할 정도였다. 이 집은 전반적으로 요리를 잘 하는 것 같다.

술도 추가로 주문했다. 뿔께에 과일을 첨가한 버전으로. Curado라고 부른다.

특이하면서도 재미있는게, 컵 주변에 발라져 있는 건 고춧가루이다.

 

술을 마실때마다 새콤달콤함과 매콤함이 합쳐지는데, 꽤 괜찮다.

다음 날 일정만 아니었다면, 몇 잔을 더 마시고 싶었다.

 

즐거움과 행복이라는 건 가끔씩 소소한 곳에서 예상치 않게 발견된다.

이 날도 마찬가지였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재미있는 경험을 했다.

가끔씩 머릿속을 맴돌며 즐거웠던 기억으로 영원히 남아 있겠지.

기분 좋게 숙소로 돌아와서 밤하늘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생각에 잠기며 하루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