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독일(2023) - 완결

[독일 여행] Chapter 5-1 : 한자 동맹의 여왕, 뤼벡 1부

超지구여행자 2023. 7. 8. 20:16

Hansestadt Lübeck

(한자 동맹도시 뤼벡)

 

뤼벡슐레스비히 홀슈타인 주에 속해 있는 도시이다.

 

발트 해에 가까이 있어 쉽게 바다로 진출할 수 있어 예전부터 무역으로 번성했고

한자 동맹의 일원으로 한자 동맹의 여왕으로 불리었다. 

 

뤼벡의 구시가지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지정되어 있고 

구시가지에는 아름다운 옛 고딕 양식의 건물이 잘 보존되어 있다.

 

뤼벡에는 오늘날 약 210,000명이 거주하고 있다.

 

뤼벡 관광 정보 : www.luebeck-tourismus.de


2023년 5월 30일 (화)

이날은 친구와 잠시 이별하고 홀로 여행을 떠났다.

친구는 일을 하러 가야 했기 때문에 아쉽지만 함께 동행할 수는 없었다.

 

목적지는 뤼벡. 헴무어에서 기차를 타고 약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아침 식사를 위해 잠시 빵집에 들렀다.

유럽에서는 빵집이 문을 일찍 여는 편인데, 사진의 빵집은 새벽 5시부터 문을 연다.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빵을 사고 출근길에 나서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매표 발권기다. 여기서 바로 표를 검색하고 발권할 수 있다.

발권기가 거미줄도 보이고 뭔가 추레하지만 넘어가자

편의성 측면에서는 DB Navigator 앱으로 미리 발권하는게 더 편하다.

독일어를 몰라도 화면 아래 언어 선택을 영어로 바꿀 수 있어 쉽게 발권할 수 있다.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터키어가 지원된다. 

다시 기차에 몸을 싣는다. 

기차를 타고 출퇴근을 하는 사람이 많기에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아침 식사인 Laugenbrötchen(라우겐브뢰첸)이다.

잿물 빵이라는 뜻인데, 빵을 굽기 전에 잿물에 한번 담그고 구운 빵이다.

식감은 꽤 쫄깃쫄깃하며, 짠 맛이 강한 편이다.

뤼벡으로 가는 환승 열차를 기다린다.

이날 아침은 기온이 15도라서 꽤나 쌀쌀했다. 사람들이 대부분 패딩을 입고 있다.

5월의 독일은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옷을 여러 벌 준비하는게 좋다.

뤼벡에 도착했다. 

뤼벡역에서 구 시가지까지는 도보로 약 15분 정도가 걸린다.

멀리서 강렬한 존재감을 보이는 큰 문이 보인다.

이 독특한 외형은 한번 보면 잊을 수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뤼벡에 온 이유 중 하나가 이 문을 보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강렬한 존재감을 보이는 이 문은 뤼벡의 랜드마크, 홀스텐 문(Holstentor)이다.

14세기에 지어진 건물로, 두 개의 탑이 붉은 색 벽돌로 두껍게 쌓아올려져 있다.

이 문은 한자 동맹 도시 뤼벡을 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요새이기도 했다.

붉은색 벽돌은 당시 꽤 비싼 자재였다고 한다.

한때 번영했던 뤼벡의 부유함과 경제력을 보여주는 편린이다.

 

문에 황금색으로 써 있는 "CONCORDIA DOMI FORIS PAX"

라틴어로 "안에서는 화합, 밖에서는 평화는 모두에게 이롭다" 라는 의미이다.

홀스텐 문은 지금은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1층의 기념품 샵 및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매하면 입장 가능하다.

(입장료 - 성인 8유로)

 

홀스텐 문 박물관에서는 한자 동맹국으로서 번영했던 뤼벡의 무역을 다루고 있다.

뤼벡이 무역도시로서 거래했던 상품들이다.

무기, 갑옷, 와인, 식기, 그리고 섬세하게 조각된 공예품 들을 수출했다.

원래 홀스텐 문은 외부에 더 존재했었다.

뤼벡이 근대화되면서 문들을 허물기 시작했고, 중간에 남아있던 지금의 홀스텐 문만 남았다.

 

지금 남아 있는 홀스텐 문도 당시 폐허 수준이었고, 도시 개발에 지장이 있다는 이유로

철거가 고려되었는데 뤼벡의 역사를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

투표를 통해 근소한 차이로 홀스텐 문을 허물지 않고 복원하자는 쪽이 승리했다.

 

만약 홀스텐 문이 허물어졌다면 이 자리에는 기차역이 있었을 것이다.

홀스텐 문은 외적으로부터 도시를 보호하는 기능을 하였는데

위 사진처럼 작은 구멍을 통해 총을 발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그런데 총의 크기가 대물 저격총 수준이다. 무시무시하다. 

뤼벡의 무역에 사용되었던 선박들의 모형이 전시된 방이다.

천장에 매달린 장식된 선박들이 당시 뤼벡의 위세를 짐작하게 한다. 

예전 뤼벡의 도시 구조를 재현한 미니어처다.

세부적으로 재현되어 있어 꼭 볼만한 가치가 있다.

 

위 사진처럼 도시가 수로를 끼고 성벽이 둘러싸여 있으며 동서남북으로 진입하는 것도

여러 개의 문으로 나눠져 있어 뤼벡을 침략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 방에서는 당시 상인들이 사용하던 도구들을 전시하고 있다.

당시 뤼벡의 사법체계를 다룬 물건들도 전시하고 있는데

심문에 사용되었던 각종 고문기구들이 보인다.

참고로 사진 오른쪽에 있는 벤치는 사람의 사지를 강제로 늘리는(...) 고문기구이다. 

처형에 사용되는 집행검이다.

원래라면 불길하고 엄숙한 느낌이 들어야 할 텐데, 이 집행검은 금색의 고급스러운 장식으로

무언가 예술적인 느낌마저 준다.

 

시장에서 죄인의 처형하였으며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시행했다고 한다.

목을 치기 위해서만 고려되어서인지 검의 끝은 사각형으로 각이 져 있다.  

홀스텐 문을 빠져나와 문의 뒤편을 바라본다.

도시 쪽의 홀스텐 문은 창문도 많고 좀 더 화려한 모습을 보인다.

 

문에 써 있는 문구처럼 안에서의 화합을 의도한 설계일 것이다.

 

예전처럼 도시를 보호하는 기능은 하고 있지 않지만

오늘의 홀스텐 문은 뤼벡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서 새롭게 기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