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독일(2023) - 완결

[독일 여행] Chapter 6-1 : 니데레거 케이크 예찬(禮讚)

超지구여행자 2023. 7. 22. 22:17

2023년 5월 31일 (수)

뤼벡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헴무어로 돌아가는 날이다.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하고 떠나기로 했는데

마지막으로 한번 더 니데레거에 들러보기로 했다.

케이크를 한번 먹고 가야 아쉬움이 없을 것 같기 때문이었다.

 

이전 포스팅에서 나는 카페 니데레거 맞은 편에 니데레거 아케이드가 있다고 다뤘었다.

이번에는 니데레거 아케이드에 가 보았다.

 

카페로 들어섰을 때, 아침을 맞아 분주하게 준비하고 있는 종업원이

웃으며 기분 좋게 인사를 해 주었다.

 

마치 예술작품같은 멋진 케이크들이 자랑스럽게 전시되어 있었다.

나는 전시된 케익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고민에 빠졌다.

눈 앞에 펼쳐진 케익들은 각자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나의 고민은 마치 영원한 시간으로 이어질 듯 했다.

 

한참을 고민하고 나서 (3분 정도 걸린 것 같다) 눈길이 멈춘 케이크는 

사과가 잔뜩 들어있는 사과 케이크(Apfel Torte)

초콜릿으로 코팅된 바움쿠헨 케이크 둔켈 (Baumkuchen Torte Dunkel)이었다.

 

나는 케이크와 커피를 주문하고 즐거운 순간을 보낼 것을 기대했다.

주문한 케익과 커피가 나왔다. (사과 케이크과 바움쿠헨 케이크 - 각각 4.40유로)

아침에 마시는 따뜻한 커피 한잔은 무엇보다 향기롭다.

먼저 맛을 본 케이크는 사과 케이크였다.

사과 케이크는 작은 사과 과수원을 담은 듯 같이 아름다웠다. 

 

포크로 천천히 케이크를 눌러보니 겉면에는 약간의 딱딱함이 느껴졌다.

쇼트크러스트 페이스트리로 덮여 있어서 일반 케익과는 조금 느낌이 달랐다.

 

케이크를 잘라 넣어보니 큼직한 사과와 계피가 어우러진 새콤하면서도 달콤한,

하지만 지나치지 않고 입안 가득히 퍼지는 조화가 입안을 감싸주었다.

케익의 겉면과 바닥의 다소 딱딱한 식감은 케익과 잘 어울려 먹기에 좋았다.

 

무의식적으로 "아, 여기 케이크는 정말 맛있구나." 라는 생각이 터져나왔다. 

사과 케이크의 아름다움과 감동이 남기고 간 여운이 나의 마음을 가득 채웠다. 

 

이 느낌은 튀르키예에서 바클라바를 처음 먹었던 순간과 매우 비슷했다.

이어서 바움쿠헨 케이크 둔켈을 먹어본다.

 

바움쿠헨은 나무의 나이테처럼 여러 층을 가지고 있는 둥근 케이크인데,

이 케이크는 바움쿠헨의 층을 겹겹히 잘 재현하고 있다.

 

참고로 둔켈 (Dunkel)은 독일어로 어두운 이라는 형용사로, 

맥주에 쓰이면 흑맥주, 케이크에 쓰이면 초코렛이 코팅이 되어 있다.

 

정교하게 이루어진 층 사이에 스며들어 있는 잼들은 마치 사랑과 희망이 녹아든 듯 했고

케익 위에 올려져 있는 퐁당(설탕을 가열하여 굳힌것)은 우아하게 얹어져 있었다.

 

달달함과 새콤함이 밸런스를 이루며 연속해서 느껴지는 맛에

나는 예술 작품을 만난듯한 감동을 느꼈다. 

마지막으로 입에 넣은 퐁당은 감동의 여운을 더했다.

 

하루가 시작하고 분주함이 느껴지는 활력의 아침에

이런 맛있는 케이크를 먹게 되어 매우 만족하였다.

 

언제 다시 이런 맛을 경험 할 수 있을지 모르겠기에

나는 카페에 오랫 동안 앉아 이 순간을 영원히 기억 속에 간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