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이탈리아(2019)

팔레르모 근교 여행 - 그리스 신전과 극장이 있는 세게스타 유적지

超지구여행자 2020. 8. 22. 20:52

 

팔레르모 근교 여행 -

그리스 신전과 극장이 있는 세게스타 유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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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촬영 도구 :  LG V50


 2019년 8월 13일 (화)

 

 화요일, 발렌티나의 집에서 평화롭게 아침식사를 하며 여행 일정을 논의했습니다.

 

이날은 시칠리아 남부 지역에 있는 아그리젠토라는 도시에 가기를 희망했었는데요.

(아그리젠토는 그리스 신전들이 잘 보존되어 있는 시칠리아의 인기 관광지입니다)

 

이번에도 발렌티나의 부모님께서 현실성 있게 이런 저런 조언을 해 주셨습니다.

 

"아그리젠토까지는 2시간 정도가 걸리는데, 신전들이 있는 유적지는 그늘 없는 공터라서 정말 더울 거야."

"그리고 많이 걸어야 하는데, 차라리 그리스 신전을 보고 싶다면 세게스타라는 곳도 괜찮아" 

"세게스타에 갔다가 에리체라는 도시도 구경시켜 줄게"

 

그 말을 듣고 제 머릿속에는....

 

더위

 

더위

 

 더위

 

더위

 

전날 여행했던 체팔루의 강렬한 햇빛과 더위가 생생하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빠른 수긍을 하였고 (...) 세게스타로 향했습니다.

팔레르모에서 세게스타 유적지까지는 약 1시간이 소요됩니다.

 유럽에서는 여전히 수동변속기를 사용하는 차량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발렌티나의 가족들도 전부 수동 변속기 차량을 운전합니다.

 

발렌티나 아버지께서는 상당히 스피디하게 운전을 하시는데요,

살짝 레이싱하는 느낌도 들고 (...) 이것이 소문의 이탈리아 사람의 운전습관인가 생각을 해봅니다. 

세게스타 유적지에 거의 도착했습니다. 탁 트인 농경지들이 주변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접근성이 썩 좋은 위치는 아닙니다. 말 그대로 농경지 중간에 유적지가 덩그라니 있는 느낌?

차를 몰고 유적지 내부에 들어가니 주차장과 매점, 기념품 가게가 먼저 나옵니다.

차량을 주차하기 위해서는 주차 티켓을 먼저 구매해야 했는데요, 당시에는 5유로였습니다.

티켓을 구매하고...

셔틀 버스를 타고 이동합니다. 매표소까지 거리가 좀 있습니다. 

버스도 에어컨을 틀었지만 여전히 내부는 후끈합니다. 이럴때를 대비해 가져온 휴대용 선풍기가 빛을 발하는 순간입니다.

그리고 휴대용 선풍기를 보고 신기해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플러스. 

 

휴대용 선풍기가 이탈리아에서는 흔하지 않나 봐요 ㅎㅎㅎ

매표소입니다. 매표소를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이동하면 신전이, 왼쪽의 언덕으로 올라가면 극장이 나옵니다.

2019년 기준 입장료는 6유로.

극장까지는 매표소 입구에서부터 약 1.25km 정도 떨어져 있다고 알려주는데요,

올라가는 길이 완만하지만 은근히 길고, 강렬한 햇빛이 내리쬐기 때문에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하는게 낫습니다.

버스 티켓은 1.5유로가 추가로 필요합니다.

세게스타 유적지의 개관을 설명하는 안내판입니다. 강렬한 햇빛 때문에 신전과 극장만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오전 10시부터 느껴지는 미칠듯한 햇빛의 강렬함

완만한 계단을 따라 5분 정도 걸어서 올라가면...


신전

사진처럼 그리스 신전이 정면에서 맞이해 줍니다.

세게스타는 청동기 시대에 트로이에서 서부 시칠리아 지역으로 건너와 정착한 엘리미(Elimi) 부족의 도시 중 하나였는데요,

트로이에서 넘어왔기 때문인지 고대 그리스의 생활양식과 문화가 이렇게 신전으로 남아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 초기 양식인 도리아 양식이 나타나는 이 신전은 미완성인 상태입니다.

미완성을 보여주는 증거로 신전 지붕이 건축된 흔적이 없고, 도리아 양식의 특징인 기둥의 세로홈이 각인되어 있지 않습니다.

신전의 기둥은 정면 6개, 측면 14개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신전의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한 편이었어요.

이런 고대 그리스 신전을 직접 보는건 처음이라서 정말 열심히 여기저기를 둘러봤습니다.

신전의 뒤편에는 이렇게 멋진 풍광이 펼쳐집니다.

 

아름다운 풍광을 뒤로 하고, 이제 극장을 보러 이동합니다.

신전 근처에는 기둥을 제외하고 그늘이 거의 없기 때문에, 항상 햇빛으로 인한 화상을 주의해야 합니다.

제가 이날 깜빡하고 목을 가리지 못했는데, 썬크림을 발랐음에도 불구하고 목이 검게 타버렸습니다 (...)

버스를 타고 극장이 있는 곳으로 올라왔습니다.

날이 선선하면 운동하는 겸 올라가도 될 듯 하나, 이 날씨는 도저히 그럴 날씨가 아니었기 때문에 (...)

발렌티나도 버스를 타는것에 동의했습니다 ㅋㅋㅋ

올라가는 도입부에도 유적들의 잔해들이 많이 보입니다.

옛 교회의 터입니다. 1442년 즈음에 지어졌다고 하는데요, 터만 남아 있어 어떠한 형태인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언덕 위에서 경치를 구경해 봅니다. 오른쪽 사진을 보시면 그리스 신전이 조그맣게 보일 정도네요 ㅎㅎ

항상 여름에는 여행하는 동안 여분의 물은 반드시 준비하시기 바래요.

이때 갑자기 목이 말라서 (...) 잔돈도 없어 자판기에 음료수도 살 수도 없는 터라 난감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극장

계단형으로 둘러싸인 그리스 극장입니다. 약 4,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하네요.

예전에는 터만 좀 남아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1993년 - 2001년까지 유적지 조사를 통해 복원이 되었습니다.

카타니아 근처에 있는 타오르미나라는 소도시에도 멋진 극장이 있습니다.

세게스타의 극장은 산과 평야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타오르미나는 바다를 배경으로 각자 특색이 있습니다.

네, 아고라입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광장으로 상업 및 재판이 이루어지는 문화공간이었는데요.

이곳도 현재 이렇게 터만 남아 있습니다.   

 

이때 시간이 11시 30분 정도였는데, 너무 햇빛이 강렬했기 때문에(...) 둘러 볼 수 있는 부분은 다 보았기 때문에

이쯤에서 관람을 마무리하고 떠났습니다.

 

잘 보존된 그리스 신전과, 언덕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극장이 있는 세게스타 유적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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