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멕시코(2022) - 완결

[멕시코 여행] Chapter 4-2 : 멕시코 혁명 기념탑

超지구여행자 2022. 12. 18. 22:26

시간의 흐름은 존재를 바꾼다.

시작은 자기과시와 허영의 산물이었으나

혁명을 기념하기 위한 공간이 되었다.

탑의 정상에서, 우리는 시간의 흐름을 함께 한다.

◆ 단 하루의 목적지, 멕시코 혁명 기념탑

배탈로 인해 여행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원래라면 이날 저녁에 루차 리브레 (멕시코 레슬링)를 보러 갈 생각이었다.

지금 상태로 사람이 북적거리는 경기장에 가는 건 어림없었다.

 

항생제를 먹고나서 증세가 좀 완화되었지만, 무리한 일정을 강행할 수는 없었다.

쉬는게 제일 좋지만, 시간이 아까워 이날 한군데만 가보기로 하고 몸을 이끌었다.

이날의 목적지는 멕시코 혁명 기념탑 (Monumento a la Revolución)이었다.

 

뒤늦게 친구가 이야기를 해 주었는데, 자기도 배탈이 났다고 했다.

현지인도 피해갈 수 없는 멕시코 음식의 위엄..도대체 어떻게 된거냐

항생제를 친구에게 나누어 주었다. 친구마저 증세가 악화되게 할 수는 없었다.

지하철을 타고 레볼루시온(Revolucion) 역에 내렸다.

영어랑 비슷하여 짐작하시겠지만 혁명이라는 뜻의 스페인어다.

멕시코 시티의 중심지를 나오니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다. 

인적이 드문 편이고, 지하철 역 근처에는 뭔가 행색이 비루한 사람들이 역 입구를 서성거린다. 

 

개인적으로 이 근방은 썩 치안이 좋지 않다고 느꼈다.

만약 여기를 가고 싶다면 가급적이면 우버를 이용해서 가기를 추천한다.

 

나중에 일어났던 일인데, 호텔로 복귀하기 위해 지하철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어떤 사람이 나에게로 접근하는 일이 있어 친구가 제지하는 일이 발생했다.

지하철역에서 10분 정도 걸으니 혁명기념탑의 웅장한 자태가 드러난다.

주변은 어수선한 느낌이지만 충분히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이하게도 근처에는 어린 학생들이 우리나라 음악을 틀고 춤 연습을 하고 있었다.

탑 앞의 광장이다.  분수대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휴식을 즐긴다.

한동안 탑을 바라본다.

높게 쌓아올린 건물은 사람들의 소망, 염원, 기억들이 녹아들어 있다.

이러한 마음들은 인류 보편적인 것 같다.

기념탑에 대한 안내표지이다.

360도로 탁 트인 널찍한 전망대가 이 기념탑의 가장 큰 장점이다. 

입장한다. 입장료는 120페소.

철근 빔들 사이로 지나가는 통로는 마치 미로 같은 느낌을 준다.

중간중간에 이런 철근 빔들을 활용한 예술 조형들이 전시되어 있다.

꽤 공간을 잘 활용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을 잘 맞추면 가이드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물론 설명은 스페인어다.

간단하게 탑에 대한 역사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일단 이 탑은 처음에는 기념탑으로 계획된게 아니었다.

이전에 언급되었던 멕시코의 29대 대통령, 포르피리오 디아스가 관련되어 있다.

디아스는 입법부 건물을 지으려고 했다.  (위 사진에서 제일 위에 있는 이미지이다)

 

지금 봐도 꽤나 화려하고 큰 규모인데, 멕시코 혁명으로 디아스가 물러나고

자연스럽게 이 계획은 중단되었다.

 

중간에 떠버린 프로젝트는 혁명을 기념하는 기념탑으로 노선을 바꿔 건설되었다.

이후 유지 비용등 여러 문제가 있어 개방되어 있지 않다가

2009년에 전면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멕시코의 독립과 혁명을 기념하는 공간으로 새롭게 탄생하게 되었다.

승강기를 타고 기념탑 위로 올라갔다.

항상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순간은 여러번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설레임이 있다.

이 탑이 자랑하는 360도의 넓은 전망은 확실히 이름값을 했다.

카페도 있어서 잠시 쉬면서 커피 한잔을 할 여유도 있지만...몸 상태가 그렇지는 못했고..

계단을 타고 탑의 꼭대기 층에 올라갈 수 있다. 공간이 비좁아지기 때문에

인원과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된다.

하.. 역시 전망은.. 높으면 높을 수록 좋다. 고고익선이다. ㅋㅋㅋㅋ

멋진 뷰를 보고 나면 남아있는 통과의례가 있다.

좁고 구불구불한 계단을 타고 내려가야 한다는 것. 어딜 가나 비슷한 것 같다.

물론 더 샤드롯데타워같은 최신식 고층빌딩은 제외다.

 

이 일정을 끝으로 더 이상의 일정은 진행하지 않았다. 

몸 상태가 다시 악화되기 시작해서 무조건 휴식하기로 했다.

아쉽지만 여기라도 볼 수 있어 다행이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