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독일(2023) - 완결

[독일 여행 2탄] Chapter 3-4 : 실망을 남겨준 슈바인스학세

超지구여행자 2024. 2. 11. 18:05

"현실은 종종 실망스럽다"

하루 일정을 마치고 나는 저녁식사를 하고자 했다.

 

바이에른 지역에서 유명한 요리가 슈바인스학세(Schweinshaxe)이다.

독일어로 돼지무릎이라는 뜻이고, 우리나라의 족발과 비슷한 포지션의 요리이다.

 

내가 예전에 포스팅한 글을 읽으신 분이 있다면 아실 텐데,

이전에 독일여행에서 슈퍼마켓에서 파는 슈바인스학세를 맛있게 먹은 적이 있었다.

레스토랑에서 파는 슈바인스학세는 더 맛있을 것이리라 생각했다. 

 

슈바인스학세를 다루는 레스토랑은 매우 많다.

그 중에서 학세 전문점이 있었고, 구글 맵 평점도 4점 이상이라 점찍은 곳이 있었다.

학센그릴이라는 레스토랑이다. 

레스토랑 한편에는 이렇게 슈바인스학세가 조리되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보인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는 충분히 매력적인 모습이다.

여기는 레스토랑 / 펍 공간을 구분해서 운영하고 있었는데,

레스토랑은 만석이라 한적한 펍 공간에 자리를 잡았다.

 

영어가 유창하고 약간 과한 친밀감을 보여주는(?) 직원이 응대를 해 주었다.

개인적으로 부담스러움이 느껴지는 친밀감이었는데, 서비스 자체는 친절했다.

직원은 배부르게 먹고 싶으면 1/2 슈바인스학세를,

적당하게 먹고 싶다면 뼈 없이 잘려져 서빙되는 학세를 먹기를 추천했다.

 

나는 1/2 슈바인스 학세를 주문했다. 

 

주문한 맥주를 마시며 기다리는 동안, 기대했던 슈바인스 학세가 나왔다. (18.90유로)

글쎄... 뭔가 전체적으로 과하게 구워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칼로 고기를 잘라서 입에 넣자 마자 질기고 그저 그런 식감이 입 안으로 퍼져나갔다.

먹자 마자 "아 이건 좀 별로네"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독일 로컬 방송에서 보았던 슈바인스 학세가 기억났다.

두명의 출연자가 슈바인스 학세의 겉 표면을 두드리며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식감에

황홀해 하며 맛있게 먹는 영상이었다. "겉바속촉"이 포인트인 셈이다.

 

그러나 나는 "겉질속질" 슈바인스학세를 먹고 있었다.

테이블에 홀로 앉아 있는 나의 모습은 실망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었으리라.

 

당시 내가 느낀 감정은 그냥 빨리 여기를 나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대충 큰 살코기 부분만 먹고 계산을 하고 식당을 떠났다.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내가 슈퍼마켓에서 사먹었던 게 더 맛있었다.

 

식당을 나와 레스토랑 구역에서 내눈에 들어온 장면은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들이었다.

음식을 즐기며 대화를 주고 받는 모습들, 나만 이 맛에 실망한 것일까?

 

"나의 치악력이 독일 사람들보다 현저히 약해서 질기다고 느끼는 걸까?"

"혹시 내가 잘못한 선택을 한 걸까?"

"그냥 운이 없어서 우연히 질기게 조리된 슈바인스학세를 먹은 걸까?"

 

여러 생각이 머릿속을 지나간다. 하지만 결국 음식의 평가는 상대적인 것이다.

하지만 분명히 내가 생각하는 식감의 슈바인스학세를 파는 레스토랑이 있을거라 생각한다.

 

오늘의 실망은 내일의 행복을 더욱 소중히 만들어 줄 것이다.

 

"새로운 맛을 찾아 떠나는 나의 여정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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